2021. 2. 9. 18:27ㆍsay's 농사짓기
나는 늘 하고싶은건 해보고 난 후 후회를 히는 편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시작은 계란을 품으면 병아리가 나오냐는 질문에 떠오른 나의 고딩시절 기억이었다. 당시 의욕넘치는 젊은 생물 선생님은 고등학생들을 데리고 발생 및 각인실험을 하자며 풀무원 유정란 수백알을 사셨다. 인큐베이터에 온도와 습도를 맞추고 매일 조를 짜 굴리면서 5일간격으로 계란을 깨다 10일 넘어서는 멈추고 오롯이 생명이 태어나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때의 기억 수십마리의 노란 병아리들이 학생들을 엄마로 알고 우르르쫒아다니던 기억 그 아이를 중닭까지 키워 시골로 보냈던 기억.그 기억이 떠오르며 내 아이와 해보고싶었다.
남편을 구스르는건 간단했고 키워 농장에 둬도 되냐는 허락을 아빠한테 받는것도 너무 쉬웠다. 긴고민없이 부화기를 샀고 아이들 성화에 못이기는 척 마트를 뒤져 어제 태어난 계란을 사 가슴에 품고왔다.
반신반의하며 최대한 인터넷에서 조사한데로 세팅을 하고 잊은듯 무심히 17일쯤 보냈다.
중간중간 이렇게 검란을 하며 핏줄을보고 소리도 지르고 안에서 움직이는모습에 흥분하면서도 설마설마하길 수차례였다. 나올지 어떨지..18일부턴 전란멈추고 냅둬야한다는데 날짜계산오류로 20일이되서야 전란틀을 뺐다.
그리고는 디데이아침..아무래도 아무런 기미가 없어서 애들이 실망하믄 우짜나하며 병아리를 분양받아서라도 태어난척 해야하나 고민하고 출근했다 돌아온 그날 부화기뚜껑을 살짝여는데 콕콕 금간계란들이 보인다. 그리고 어디선가 들리는 삐약!
끼야아 너무 놀래 소리를 지르고 아이들과 방방 뛰다 큰애한테 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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