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농사 워밍업~<2>

2020. 3. 8. 19:57say's 농사짓기

금요일 퇴근 후 노곤하게 하루를 마감하고 강은이에서 토요일 아침을 맞이했다. 이젠 요령이 생겨서 보일러 온도도 잘 맞추고 따끈하게 잤는데 밤 사이 방안이 엄청 건조했다.
눈뜨자마자 배가 고프다 짹짹 거리는 두 참새 밥을 주려고 미역국을 끓였다. 이것저것 싸왔는데도 미역국에 미역말곤 넣을게없어 참치 통조림을 넣었다. 의외로 괜찮네?
오전에 친정 엄빠가 오신다했으니 우린 후딱 장을 보구 전등사에 다녀오기로 했다. 입장료 6000원 주차비 2000원 내고 들어간것치곤 휑하다.
나는 절에 도착하자마자 급똥땜에 해우소 찾느라 진땀뺐다. 왜이리 언덕배기야?
고민을 해결한 뒤에나 보이는 절의 이모저모..


코로나 땜에 사람도 없지만 마스크를 뺄수도 없다. 내년 내후년엔 마스크쓰고 찍은 저 사진이 어색하려나?
부처님 오신날 준비와 대웅전 공사가 한창인 곳에서 네가족이 다함께 기와에 소원을 적는다. 막 한글을 뗀 범기까지는 가족건강 행복기원이 소원이란다. 민아는 공주님 그림을 그린다. 나는 기와 귀퉁이에 조그맣게 승진이라 쓰고왔다. 지금 나에겐 가장 간절한 소원.
11시를 맞춰 집에 돌아오니 엄빠와 할빠가 세트로 들어오시는데 장바구니가 무겁다. 응?
큰고모 셋째고모 작은 아빠까지 갑자기 판이 커졌다고 토종닭만 네마리다. 잠시후 성희네도 온다. ㅋㅋㅋ우리 남편만 회사 이사땜에 빠져나가고 진짜 정신없이 점심과 오후가 지나갔다.


이렇게 뼈만 있던 비닐하우스가 새옷을 입었는데 군데군데 뾰족한 부분을 제부가 청테이프와 패트병으로 안전하게 마감해주었다.

 

비닐하우스가 정비되니 뭐라도 심고 뿌릴수 있게 되었다. 아빠가 거래처분께 구해오신 샤인머스캣 아기나무 8그루를 심으셨다.
나무마다 주인도 생겼다.

자기 나무 옆에 기념 촬영도 했다.
나무라기도 어색한 가지 8개..저거 언제 키워 포도가 열리나?
하우스 나머지 절반엔 시금치와 얼갈이배추 그리고 부추 씨를 뿌렸다. 본밭이 준비되기 전까지 한달만 채소 키워먹으려고 후딱 뿌렸다.

열심히 씨뿌리고 물주고 아이들 일손이 쏠쏠하다.

나무를 다 심고 기념사진 찰칵~~~
다른 집들은 봄이라고 밭에 거름뿌리고 난린데 우린 밭에 텐트를 쳤다.

밭에 텐트를 치고 과일도 먹고 커피도 마시니 참 좋고 즐겁다. 북적북적 웅성웅성 재밌고 좋다.
이렇게 농사 워밍업 시작이다. 천천히 조금씩 재밌게~~^^
오후가 되니 모두 돌아가고 우리 네가족만 남았다.
돌아온 남편이 숯불을 피웠다.

 

삼겹살하고 가자미랑 삼치를 구웠다. 어디서 나타났나 고양이 한마리가 기웃댄다. 꼬리지느러미랑 껍질을 던져주니 신나서 물고간다.
고양아 나는 쥐를 무서워하니 혹여라도 우리집근처에 쥐가 보이면 잡아다오.
이렇게 오늘 하루도 분주했지만 기분좋은 피곤함으로 마무리된다.
고작 2주째지만 도심이 아닌 농가에 생활해보니 몇가지 불편함이 느껴졌다. 이 좁은 대한민국안에서도 다른 온도차인 느낌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태어나 자란 나이기에 더욱 그런가? 그러고보면 십년전 유럽배낭 여행을 다닐때도 서울만큼 편한곳을 못보았던거같다.
새삼 아파트의 편리함과 서울 대중교통의 촘촘한 편리성 그리고 오분안에 늘 열려있는 편의점이 얼마나 생활에 기여하는지 느꼈다.
쓰레기 버리려면 차타고 오분을 가야하고 택배가 올지안올지 알수가 없고 치킨배달이 안되는 주말.
지금은 그저 낯설고 새로워 이 모든게 시골정취인양 재미있지만 삼시세끼 아웃소싱없이 밥하는 생활이 곧 지겨워질꺼다. 그때가 되면 코로나가 잠잠해져 강화도 맛집을 섭렵하러 다녀야겠다.